글로벌 상용차업계, LPG·LNG·전기·수소 외
태양광·암모니아까지 친환경 연료 개발 속도
태양광, 패널 설치 가능한 버스·트레일러 위주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로 15톤 트럭 구동 성공

물을 전기분해 하여 얻은 연료로 기존 화서연료와 동일한 성분을 가진 'e-퓨얼'.
물을 전기분해 하여 얻은 연료로 기존 화석연료와 동일한 성분을 가진 'e-퓨얼'.

2021년 8월 유엔 산하 기구인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한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간(2011~ 202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09도 올랐으며, 폭염과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도 산업화 대비 약 4.8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상용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는 기존 사용하던 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연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현재 액화석화가스(LPG), 액화천연가스(LNG)를 넘어 전기와 수소를 연료로 하는 차량을 개발, 상용화하는 데까지 이르렀으며, 글로벌 상용차업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다양한 친환경 연료를 차량에 접목하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다.

합성연료(e-fuel), 완전 탄소중립 위한 징검다리 역할
올해 3월 말, 유럽연합(EU)은 20 35년부터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 기반의 내연기관을 탑재한 소형 상용차의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즉, 2035년부터는 소위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차는 신규등록이 불가능한 것.

유럽연합이 이 같은 강수를 둔 것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5%로 감축하고, 2050년 완전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 종합 정책 ‘핏 포 55(Fit for 55)’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을 모든 유럽연합 회원국이 동의한 것은 아니다.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가 꾸준히 반대 의사를 내비쳤으며, 유럽연합은 두 국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2025년 이후에도 ‘e-퓨얼(e-fuel)’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에 한해서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e-퓨얼은 ‘일렉트릭 베이스 퓨얼(Elec tric-based Fuel)’의 약자로 전기를 이용해 만든 연료라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물을 전기분해 하여 얻은 수소에 주로 이산화탄소와 질소 등을 합성하는데, 이산화탄소와 결합하면 메탄올, 가솔린, 디젤 등이 만들지고, 질소와 결합하면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e-퓨얼은 기존 화석연료와 성분이 똑같으므로 기존 내연기관차의 연료로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즉, 연료를 사용하기 위한 새로운 장치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전기와 수소에 비해서 경제적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개발 중인 e-퓨얼이 기존 화석연료 수준으로 상용화 된다면, 완전한 탈탄소화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발전, 버스에서 트레일러까지 
세계 최초의 태양광에너지 버스는 2007년 호주 애들레이드(Adelaide) 시에서 처음 출시된 ‘틴도(Tindo)’다. 호주 소수민족인 ‘카우나 애버리지니’의 언어로 태양을 의미하는 틴도는 버스 차제에 부착된 태양광 패널에서 전기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버스 차고지에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최초로 천장에 태양광 패널이 장착된 버스는 우간다 국영기업인 키라(Kiira) 자동차가 개발한 ‘카율라(Kay oola)’다. 2016년 2월 첫 시범운행에 들어간 카율라는 35인승으로, 두 개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됐다. 두 개의 배터리 중 하나는 운행 시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고, 하나는 태양광 패널에서 얻은 전기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도록 설계됐다.

현재 카율라는 개발이 완료되어 우간다 수도 캄팔라 및 다른 여러 동아프리카 주요 도시 위주로 보급되어 운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올해 8월 독일의 전기차 스타트업 소노 모터스(Sono Motors)가 독일의 버스 운영업체인 ‘슈타트베르케 호프(Stadtwerke Hof,이하 호프)’와 제휴를 맺고, 호프가 운영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e시타로 C2(Mercedes- Benz eCitaro C2)’ 하이브리드 버스에 자체 개발한 ‘버스 태양광 개조 장비(Solar Bus Kit)’를 장착,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메르세데스-벤츠 '시타로 C2'.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메르세데스-벤츠 '시타로 C2'.

트랙터-컨테이너에도 태양광 발전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스카니아가 그 주인공이다. 

스카니아는 지난 8월 말 대형 트랙터 ‘R550’에 태양전지를 장착한 ‘태양열 트랙터 시제품’을 선보이고, 스웨덴 화물운송업체인 ‘에른스트 익스프레스(Ernst Express)’와 협업을 통해 시제품의 실도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시제품은 트랙터와 연결된 18m 길이의 트레일러로, 측면과 상단에 부착된 태양광 발전 시스템 통해 전기 에너지를 얻는 형태다. 태양광 패널을 통해 최대 13.2kWp(킬로와트피크)에 이르는 전기를 생산한다. 생산된 전기는 각각 트랙터와 트레일러에 장착된 100kWh와 200kWh급 용량의 대형 배터리에 저장된다. 

태양광 패널이 장착된 스카니아 트럭.
태양광 패널이 장착된 스카니아 트럭.

암모니아, 저장·보관 힘든 수소를 대신하나
올해 1월 미국 연료전지 기업 아모지(Amogy)가 암모니아(NH3)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을 통해 15톤급 대형트럭을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국내에 알려졌다.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따로 추출하여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으며, 액화점이 영하 33도로 수소보다 훨씬 높아 저장·운반이 상대적으로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소와 분리된 질소는 비료로 만들 수 있다.

아모지에 따르면, 해당 트럭은 액화 암모니아를 활용해 900kWh 수준의 전기 에너지를 생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암모니아를 가득 채우는 데 걸린시간은 8분이며, 구체적인 주행 성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는 “암모니아는 에너지 밀도가 상당히 높고 인프라도 세계적으로 갖춰져 있어 대형 트럭과 같은 화물 수송 산업의 빠른 탈탄소화를 실현하기 최적의 연료”라며 “향후엔 트랙터, 트럭에 이어 해운산업처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어려운 업계에도 탈탄소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료전지회사 아모지가 개발한 암모니아 트럭
연료전지회사 아모지가 개발한 암모니아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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