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디젤 택배화물차 신규등록 제한
소형 전기트럭 증가 예상에 따른 新 충전 대안 주목
정부, 배터리 구독 서비스 허용…내년부터 시장 도입
소형 전기트럭 기준 찻값, 절반 수준으로 저렴 가능

일본의 후조-앰플사가 모듈형 배터리팩을 탑재한 중형 전기트럭 ‘e칸터’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의 후조-앰플사가 모듈형 배터리팩을 탑재한 중형 전기트럭 ‘e칸터’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부터 택배화물차의 내연기관차 신규등록이 제한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오는 11월부터 디젤을 연료로 한 1톤 소형트럭의 단산이 예고됐다. 이에 앞으로 전기화물차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차주들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충전 시스템에서의 새로운 대안으로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트럭 시장에서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 만큼, 배터리 스와핑 기술과 향후 국내 상용차 시장에 적용될 시점 등에 대해 알아봤다.

배터리 스와핑, 어떤 기술인가?
배터리 스와핑(Battery Swapping)은 말 그대로 배터리를 교환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1912년 GE(제너럴 일렉트릭)가 이미 한차례 상용차를 대상으로 배터리 스와핑 서비스를 제공했었으나, 표준화되지 않은 배터리 규격과 교체 방식이 자동화되지 않아 좌초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기차 전환·보급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업계는 디젤 연료 충전시간과 비슷한 충전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스와핑은 가동률이 중요한 ‘미들마일(Middle Mile, 물류 간 이동이 일어나는 구간)’과 ‘라스트마일(Last Mile, 물류사에서 최종 소비자에 전달하는 구간)’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선 충전 시, 1시간 이상 소요됐었던 충전시간을 지근거리에 있는 교환소에 방문해 완충된 배터리 팩으로 수 분 내 교환, 충전시간을 단축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배터리 스와핑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 최적의 환경에서 배터리 팩을 충전·관리해 폭발 위험성은 낮추고, 성능을 보장받을 수 있다.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는 스와핑 기업이 일괄 수거해 재사용·재활용하기에 배터리 순환경제에도 기여도 가능하다.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지리(Geely)가 개발한 전기트럭 배터리 교환소의 모습.

현 글로벌 배터리 스와핑 시장은?
현재 배터리 스와핑 기술 보급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의 빠른 보급을 위해, 2019년부터 배터리 스왑핑을 녹색산업으로 지정, 파격적인 보조금 지원과 함께 배터리 팩 등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내며 본격 육성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내에서 판매된 총 3만 6,000여 대의 전기트럭 가운데, 50%가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적용된 전기트럭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연평균 98%씩 증가해 신재생 상용차의 33%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배터리 교환소도 꾸준히 늘어나며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적용된 차량 보급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의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2021년 자국 내 배터리 교환소는 전년(559개소)보다 1.5배 증가한 1,406개소에 달성했으며, 오는 2025년에는 배터리 교환소를 3만 개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일본의 후조트럭(Fuso Tru ck)은 미국 배터리 교체 스타트업사인 앰플(Ample)과 전기트럭 배터리 스와핑 시범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을 맺고, 배터리 스와핑 기술을 장착한 중형 전기트럭 ‘e캔터(eCanter)’를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스와핑, 국내 도입 시점은?
지난해 한국무역협회(KITA)가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배터리 충전 횟수가 잦고 시간당 효율이 중요한 상용차에서의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적용될 경우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기차 보급을 확대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나오자, 정부는 지난해 9월 '국토교통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찻값을 낮춰 초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배터리 구독(대여)서비스 출시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그간 전기트럭 전체 찻값 가운데 30~40%를 차지했던 배터리 값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가량이 줄어들며 초기 구입 비용이 절반 수준 저렴해지게 된다. 소형 전기트럭보다 더 큰 배터리를 사용하는 트럭, 버스일 경우 그 값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최근 분사한 피트인은 내년 초 배터리 구독 시스템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또 전기트럭 개조 스타트업인 제이엠웨이브도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노후 경유트럭을 전기트럭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허용 받아 전기트럭 개조와 함께 배터리 교환소 및 구독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배터리 스와핑 기술이 적용된 전기트럭(사진 출처:etrucks.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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