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내년도 전체 수소상용차 보급계획 1,720대
수소버스 대폭 늘리고, 트럭·청소차는 대폭 줄여
제조사 현대차, 정부 계획보다 많은 2,000대 목표
현재 연간 생산 실적 100여 대 불과…실현 가능성 의문

현대차 '엑시언트 FCEV'

내년도 수소트럭 보급 목표 대폭 하향
지난해와 올해의 수소버스·수소트럭·수소청소차 등 수소상용차 보급이 극히 저조한데도, 내년도 수소상용차 보급량 목표와 보조금 예산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차종별로는 수소버스가 대폭 느는 반면, 트럭을 기반으로 한 수소트럭 및 수소청소차는 대폭 줄어든다.   

환경부는 최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수소버스 1,720대(광역버스 810대, 시내버스 910대) ▲수소트럭 및 수소청소차 각 15대 등 총 1,750대 보급과 함께 예산안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수소상용차 생산·제조업체인 현대자동차에 대해 수소버스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같은 내년도 수소상용차의 보급 계획은 2023년도 920대에 비해 두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이는 수소버스를 중심으로 늘어난 수치(20 23년 700대→2024년 1,720대)로 수소트럭(100대→15대), 수소청소차(120대→15대)는 오히려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2~3년 동안 정부의 수소상용차보급 사업 추진 과정과 추진 결과를 볼 때, 목표 대비 실적이 매우 부진하게 나타나자 수소버스 중심으로 보급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트럭이든, 버스든 정부의 수소상용차 보급 정책은 전반적으로 비현실적으로 추진되어 온 점을 보면, 내년도 수소상용차 보급계획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Elec City)'
현대차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Elec City)'

거창하던 보급 계획, 초라한 보급률
지난해 정부의 수소상용차 보급계획은 총 350대였다. 이 가운데 ▲수소버스 340대 ▲수소트럭 6대 ▲수소청소차 4대였다. 결과적으로 보조금 예산(저상버스 1억 5,000만 원, 고상버스 2억 원, 화물차 2억 5,000만 원, 청소차 7억 2,000만 원)이 반영된 수소상용차 보급은 전체적으로 절반에도 못미치는 43.7%에 그쳤다. 

수소버스는 보급률 44.7%(152대 보급)로 그나마 선전했지만 수소트럭(보급대수 1대, 보급률 16.7%)과 수소청소차(0대, 0%)는 보급 실적 자체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다.

보조금 집행 내역을 들여다 보면, 실집행률은 더욱 처참하다. 국회예산처가 국토교통위원회에 보고한 ‘2022회계연도 결산’ 내용을 보면, 지난해 수소상용차 보조금 본예산 6,795억 500만 원 중 예산 집행율이 평균 30.1%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수소버스의 경우 본예산 530억 원 중 377억 원(71.1%)을 지자체에 교부하였으나, 지자체 실집행금액은 170억 원(실집행률 32.1%)에 불과했다. 이는 시내버스용 300대 및 광역버스용 40대 등 2022년 보급 계획 물량에다 전년 이월 물량을 포함하여 총 보급계획 물량이 429대였으나, 실제 보급 물량은 35.4%(152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6대 보급 예산 배정을 받은 수소화물차는 본예산 15억 원 중 16.7%(2억 5,000만 원)만 실집행됐다. 수소청소차는 본예산 28억 8,000만 원에서 단 1%도 집행되지 못했다. 

올해도 수소상용차 보급실적 보나마나?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수소상용차 보급량을 지난해보다 3배 가까운 920대(수소버스 700대, 수소화물차 100대, 수소청소차 120대)를 책정했으나 올해 7월 말까지의 신규등록(출처: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을 보면 수소버스 84대, 수소트럭 2대, 수소청소차 0대 등 보급 실적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라면, 보급 목표량을 대폭 늘린 올해의 수소상용차 보급률은 지난해의 보급률 43.7%(대수 기준)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정부는 2024년에도 수소상용차 보급 목표량을 올해보다 2배 가량 더욱 높혀 1,75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보급 실적이 미미한데도, 정부는 수소상용차 보급 목표량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높게 잡고, 보조금 예산을 확보 중이다.

생산능력은 되나…현대차 수소버스 2,000대 보급 
내년도 수소상용차 중 수소버스의 보급 목표량 1,720대도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한술 더 떠 올 하반기부터 수소버스 생산을 늘려 내년에는 2,000대 수준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의 목표량보다 280대가 더 많다. 이를 전제로 할 경우, 내년부터 월 170대 가량 생산하고, 보급해야만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 수소버스 생산량을 보면 2021년 175대, 2022년 135대, 2023년 7월 기준 112대로 200대에도 못미치고 있다. 현대차 수소버스 생산실적이 연간 200대 아래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연간 2,000대 보급 능력으로 갖추려면 생산실적 또한 10배 이상 늘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에서 생산능력 확충은 수요와 맞물려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수요량이 받쳐주지 않는 한 현대차가 내년을 위해 당장 수소버스 생산능력을 대폭 늘릴지는 의문이다.

생산대수 및 생산실적 면에서 수소버스에 훨씬 못미치는 수소화물차의 생산은 2021년 26대, 2022년 63대, 2023년 7월 말 기준 61대로 파악됐다.

대부분 스위스 등지로 나가는 수출물량으로 국내에는 극히 일부 물량만 보급되는 정도다.  한국이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수소상용차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지 근본적으로 의문이 드는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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