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대형카고 시세 수개월 새 2천만 원 ↓
중고트럭 할부금리 부담에 수요 줄어든 탓
신차 적체 해소되면 시세 더 낮아질 수도

신차만큼 비싸던 중고트럭 시세가 대형카고 기준 몇 달 새 20% 가까이 떨어졌다. 높은 할부금리에 중고트럭 찾는 사람이 사라진 탓이다.
신차만큼 비싸던 중고트럭 시세가 대형카고 기준 몇 달 새 20% 가까이 떨어졌다. 높은 할부금리에 중고트럭 찾는 사람이 사라진 탓이다.

지난 2년간 유례없는 품귀를 빚으며 신차값 만큼 뛰었던 중고트럭 가격이 최근 급락했다. 치솟은 할부금리로 중고트럭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신차 적체 문제가 해소될 경우 중고트럭 시세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트럭 시세가 지난해 말부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적 고가를 형성 중인 대형급 카고트럭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현대차 14톤급 대형 엑시언트 카고 모델(19년식)의 경우 현재 지난 10월 대비 2,000만 원 떨어진 1억 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2~3개월 만에 가격이 약 17% 하락한 셈이다.

중고트럭 시세가 떨어진 건 2년 만이다. 중고트럭 시장은 지난 2021년 초 이래로 극심한 품귀현상을 겪었다. 코로나19 여파와 부품 수급난에 따른 신차 생산 차질로 중고트럭 매물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 탓이다. 중고트럭 시세는 평년 대비 20~60% 치솟았고 일부 국산 인기 차종은 신차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최근 몇 달 새 중고트럭 시세가 꺾인 건 급격히 인상된 금리 영향이 크다. 국내 주요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고트럭 대출 금융상품의 금리는 연 12~19%로 평년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이에 할부금리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지갑을 걸어잠그면서 중고트럭 매물이 쌓이기 시작한 것. 특히 중고트럭 시장은 '전액 할부' 구매 비율이 높아 고금리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할부금융사들의 대출 공급 축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래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할부금융사들이 중고트럭 대출을 의도적으로 줄인 탓이다. 차를 팔고 싶어도 고객이 대출을 받지 못하자 매매단지에 중고트럭 매물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중고트럭 영업사원은 "요즘 고객분들이 캐피탈사로부터 대출 거절을 받는 일이 부쩍 늘었다."며 "어제만 해도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무산된 중고트럭 거래 건수만 17건"이라고 토로했다.

화물차 매매상사가 중고트럭을 보유하는 데 드는 부담도 고금리 여파로 인해 부쩍 커졌다.
화물차 매매상사가 중고트럭을 보유하는 데 드는 부담도 고금리 여파로 인해 부쩍 커졌다.

여기에 중고트럭 매매상사가 상품 차량을 구매하는 데 이용하는 매입자금대출(재고금융)의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매매상사가 중고트럭 재고를 보유하는 데 드는 부담이 커진 점도 중고트럭 시세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매상사가 중고트럭을 한 대 보유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매월 수백만 원에 달한다. 차량 할부금(일반적으로 찻값의 10%)에 차량 보관료(약 40만 원)를 합한 금액이다. 이중 차량 할부금이 재고금융 금리에 따라 결정되는데, 최근 고금리 상황으로 이 금액이 크게 올랐다.

한 화물차 매매단지 관계자는 "5~25톤 트럭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매상사가 보통 차량을 30여 대 확보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매월 차량 보유비용만 ‘억 대’에 이른다."며 "재고금융 금리가 오를수록 중고트럭 물량을 보유하는 데 드는 지출도 커지므로,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내려 차를 빠르게 처분하려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중고트럭 시세가 당분간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신차 생산난이 해소되고 있어 중고트럭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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