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여신사들, 상용차시장서 후퇴?
상용차 직영 금융사, 3개에서 4개로 증가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여겨, ‘함께 간다’

국내 유명 여신사들이 상용차 시장에서 발을 빼는 가운데, 상용차 직영 금융사는 오히려 늘고 있다.

수입 상용차 브랜드들이 자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며, 국내 여신전문금융사의 자리를 대체하려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만트럭버스, 메르세데스-벤츠, 스카니아 등이 국내에 금융 자회사를 설립한데 이어 최근 볼보그룹이 ‘볼보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를 선보이며, 자사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경쟁력 있는 고객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억대를 호가하는 대형트럭 특성상 초기 자본이 부족한 화물차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지난해 화물차주 345명을 대상으로 한 본지 자체설문조사 결과 화물차주의 차량 구입 방법은 전액 할부 28%, 부분 현금과 할부 61%로 나타났다. 즉, 대다수의 화물차주들이 할부 등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수입 상용차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자체 금융 서비스는 신차 판매촉진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내 여신사 후퇴, 제조사 파이낸셜 ‘나는 달라’
과거 수 년간 상용차 시장에 등장했던 금융 상품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상용차 상품이 금융업계에서 ‘고수익’ 사업으로 평가 받으면서 카드사,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대거 진출했다. 

그러나 상용차 시장은 2017년 하반기부터 급변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제도 변화로 인해 신차를 구입하는 사람과 물동량이 줄어들자 화물차주들의 수입도 줄어들었으며, 이는 곧 연체로 이어졌다.

금융권에서 상용차 시장이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연체료’다. 상용차 시장에 진입했던 캐피탈, 카드사 등은 상용차에 투자한 금융 자산을 줄이며 서서이 발을 빼기 시작했다.

반면, 상용차 직영 금융사는 비교적 연체에서 자유롭다. 고객이 할부로 트럭을 구매하면 할부 기간만큼 자사의 고객으로 귀속된다. 차량 관리와 정비도 금융상품을 제공한 자사 브랜드에서 받는다. 

회사 입장에선 할부를 통해 트럭을 팔 수 있고 지속적인 수입을 얻으며 고객을 오래 묶어둘 수 있다. 또한 기간이 끝나도 차량에 익숙해진 화물차주들은 쉽게 차를 바꾸지 않는다. 

여기에 화물차주들의 채무불이행 시 손해도 적다. 상용차 회사에겐 그들이 맡긴 트럭이 곧 자신들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가령, 캐피탈 사가 근저당 조항을 걸어 연체료가 쌓인 화물차주의 차량을 회수해도 돈을 만들 방법은 한정적이지만, 상용차 직영 금융사는 회수한 차량을 중고시장에 팔거나 부품을 회수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위험한 시장에서도 상용차 제조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지금은 혹한기, 얼어붙은 금융시장
최근 들어 중대형트럭 판매가 줄면서, 상용차 직영 금융사 사정 또한 상황은 여의치 않다.

모 기관이 몇몇 금융사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상용차 직영 금융사가 17년 대비 18년에 이자보상배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수치 1을 넘어가면 건전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1미만으로 내려가면 평가가 낮아진다. 3개사 중 2곳은 1점 초반대로 하락했고 1곳은 1 미만의 수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에서도 감소세를 드러냈다. 적게는 80억 많게는 230억 가까이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기업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국내 상용차 직영 금융사는 오히려 전진 중이다.

상용차 직영 금융사, ‘우린 고객과 함께 간다’
상용차 시장 침체로 단기적으로 이익이 감소하고 손해를 본 경우도 있지만 자사의 트럭을 이용하는 고객이 있는 한, 섣불리 발을 빼지 않을 각오다.

이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상용차 시장은 트럭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상용차 직영 금융사는 상용차 시장에 살아남는 기업은 화물차주와 공존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금융사가 ‘신용’을 담보로 화물차주에게 돈을 빌려주듯 자신들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는 셈이다. 상용차 시장에 몰아닥친 강추위 속에서 상용차 직영 금융사는 떨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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