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트럭 제작사, 강화되는 환경규제 따라
전기·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 본격화
제조사들, 경쟁력 우위 제품 개발로 승부수

갈수록 심해지는 대기오염과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 국내외 트럭 제작사들이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로 친환경 차량을 개발해야하는 당면 과제를 떠안은 것이다. 환경규제에 맞춰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자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엔진과 후처리장치에 쏟아 부은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국내외 트럭 제작사들은 최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전기와 수소연료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트럭을 짚고,LNG(액화천연가스) 부분은 기획Ⅱ에서 다뤄본다.

미세먼지(PM),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탄소(CO2) 등 대기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로 전기와 수소가 부각되는 가운데 트럭 제작사들은 친환경 트럭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인 움직임을 펼치는 중이다.

 

볼보 전기트럭의 모습.

전기  기술의 발전으로 중소형 넘어 대형까지
전기트럭은 과거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를 필요로 하는 중소형급을 중심으로 차량 개발이 이뤄지다가 최근 들어 배터리와 e모빌리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대형급까지 일부 넘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제인모터스에서 제작한 1톤 전기트럭 ‘칼마토’가 지난해 8월 소형 전기트럭으로써는 국내 최초로 실전 배치됐다.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의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 10대가 선제적으로 투입돼 활약 중이다.

앞서 0.5톤급 경형 전기트럭 라보ev피스를 출시하며, 다년간 전기트럭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파워프라자도 최근 1톤 전기트럭 ‘봉고ev피스’를 전격 출시하며 시장공략에 나섰다.

파워프라자는 새벽배송, 신선배송 등 최근 물류배송 업계의 트랜드에 맞춰 국내 최초로 영하 20도의 냉동성능을 가진 냉동·냉장 탑차를 제작·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말 1톤 전기트럭 ‘포터2 일렉트릭’을 출시하고 사전계약을 진행하는 등 시장 공략에 분주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에 ‘포터2 일렉트릭’의 공급량을 8,000대 규모로 확대하고 자매사인 기아차도 연간 5,000대 판매를 목표로 1톤 봉고 전기트럭 양산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전기트럭에 대한 개발과 상용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볼보트럭과 만트럭버스, 스카니아, 다임러트럭 등 유수의 글로벌 트럭 제작사들이 모두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볼보트럭은 지난해 11월부터 자사의 중형급 전기트럭 ‘볼보 FL, FE 일렉트릭’의 판매를 개시했다. 해당 모델은 올 3월부터 생산을 들어가 스웨덴을 비롯한 노르웨이, 독일, 스위스,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일부 지역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건설현장과 장거리 운송에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전기 컨셉 트럭을 공개, 전기구동 운송 솔루션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만트럭버스, 스카니아, 폭스바겐 상용차 등이 합작한 거대 상용차 그룹 ‘트라톤(Traton)’도 전기트럭을 포함한 e모빌리티 분야에 향후 5년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룹 산하 만트럭버스, 스카니아, 폭스바겐 상용차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듈식 전기 파워트레인과 프레임 등을 연구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10~15년 후 트라톤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3분의 1을 전동화하겠다는 각오다.

대형급에서는 다임러트럭이 두각을 드러내는 중이다. 자사의 플래그쉽 모델 악트로스를 기반으로 제작한 대형 전기트럭 ‘e악트로스’를 앞세웠다.

다임러트럭은 지난 2018년부터 유럽지역에서 시행된 1년간의 시범운행을 최근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해외 제작사도 있다. 중국의 길리상용차는 최근 큐로그룹,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트럭 개발 및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3사는 협약을 통해, 우선적으로 ‘길리상용차’의 기존 1톤과 2.5톤 등 중소형 전기트럭 ‘e200시리즈’를 기반으로 국내 법규 및 시장의 요구에 최적화된 한국형 전기트럭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 수소전용 트럭 콘셉트카의 모습.

수소 국내 제작사 현대차가 시장 이끌어
수소연료전지트럭(이하 수소트럭)은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시간이 긴 전기트럭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등장한 친환경 차량이다.

수소와 산소의 결합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동력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를 제외한 부품 대부분이 전기트럭과 유사하고 충전시간은 10분 내외로 출중해 주로 대형급으로 개발이 이뤄지는 중이다.

글로벌 수소트럭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제작사는 국내 업체인 현대차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에너지를 지목한 현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수소트럭 개발과 보급에 날개를 펼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스위스 수소 에너지 기업 ‘H2 Energy(이하 H2E)’와 함께 합작법인을 출범하고 오는 2025년까지 H2E에 매년 단계적으로 총 1,600대 규모의 수소트럭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2019 북미 상용차 전시회’에 참가해 수소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Neptune)’을 공개하는 등 그간 상용차 수출 불모지로 여겨졌던 유럽과 북미 지역을 향한 적극적인 진출의지를 보이고 있다.

해외 제작사 중에서는 이베코가 수소트럭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유럽과 미국 수소트럭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의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NIKO LA)’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10월 2억 5,000만달러(한화 약 3,000억원)를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을 일부 인수한 이베코는 니콜라가 북미 시장을 겨냥해 세미보닛타입으로 제작한 대형 수소트럭 ‘니콜라 TWO’의 상용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인 캡오버타입 수소트럭 ‘니콜라 TRE’에는 최근 이베코가 새롭게 출시한 차세대 트랙터 ‘S-WAY’에 적용된 기술과 특정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이를 통해 ‘니콜라 TRE’의 개발 및 생산을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기오염 해소를 촉구하는 국내외 환경규제에 편승해 트럭 시장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전기와 수소트럭을 일반 도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날이 도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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