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6’ 5년과 브랜드 점유율 추이]
국산 2015년 77%서 2019년 72%로 5%p↓
판매하락 속 현대차·볼보·스카니아는 강세
품질문제로 곤혹치룬 업체들 판매↓점유율↓

2015년 국산 2개사, 수입 5개사는 대대적으로 유로6 모델 런칭행사를 진행 한 이후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트럭 시장은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 등 국산브랜드가 절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유럽산 브랜드가 1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만큼 업계에서는 국산에 비해 수입트럭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다. 그러던 중 2015년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초로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한 유로6 환경규제를 적용했다. 이 조치는 국내 시장이 아시아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자리 잡게 하는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그 결과 정형화됐던 브랜드별 점유율이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했다.

유로6 환경규제가 발효됐던 2015년. 20~30% 높아진 차량가격 때문에 판매 부진이 겪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국내 트럭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듯 했다. 그러나 재작년부터 몰아닥친 경기불황의 여파로 매년 20% 가까이 신차 판매량이 줄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2010년대 들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체적인 신차 판매량 감소에다 트럭 브랜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불황의 여건 속에서도 ‘잘’ 나가는 브랜드와 ‘못’ 나가는 브랜드가 갈려진다. 이를 구분할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점유율’이다. 

국토교통부의 차량 등록 원부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신규로 등록된 4.5톤 이상 중대형카고, 트랙터, 25.5톤 이상 덤프트럭 등을 합친 국산브랜드의 점유율은 72.1%로 나타났다. 2015년과 비교해 국산브랜드의 점유율이 약 5% 포인트(Point) 가량 감소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산브랜드의 점유율 감소 원인은 무엇일까. 브랜드별로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국산브랜드를 대표하는 현대차의 2015년 점유율은 정확히 절반인 50%서 2019년 10월 기준 55.3%로 상승했다. 5년간 5.3%p가 늘어났다. 반면, 타타대우는 2015년 27%에서 올 10월 현재 16.9%로 10%p가량 하락했다.

국산브랜드의 점유율 하락은 수입 5개사 브랜드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볼보트럭코리아(이하 볼보트럭), 스카니아코리아(이하 스카니아), 만트럭버스코리아(이하 만트럭), 다임러트럭코리아(이하 벤츠), CNH인더스트리얼코리아(이하 이베코)의 점유율은 2015년 23.1%서 10월 현재 27.9%로 4.8%p 상승했다. 

특히, 유로6 모델 출시 후 볼보트럭과 스카니아가 선전했다. 볼보트럭의 경우 2015년 점유율은 9.4%에 불과했으나 올해 10월 현재 13.4%로 크게 올라와 있다. 중형트럭을 제외, 대형트럭만을 판매하는 스카니아 또한 2015년 5.2%에서 5.6%로 소폭 증가했다. 그 외 만트럭, 메르세데스-벤츠, 이베코 등 3개사의 경우의 점유율도 소폭 변화했다.

중형카고 시장 점유율 요동 
트럭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분은 일정 부분 대형을 넘볼 수 있는 4.5톤 및 5톤급의 중형카고 시장이다. 이 시장을 주름잡는 브랜드는 전통적으로 국산브랜드다. 중형카고 특성상 차량 가격에 민감한 만큼, 이들이 우위를 점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5년 전과 조금 다른 점유율 양상을 띠고 있다.

유로6 모델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2015년 현대차의 중형카고 점유율은 64.5%, 타타대우는 33.8%였다. 이 두 업체가 중형카고 시장을 양분하면서 국산브랜드가 98.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형카고 시장에서 수입브랜드의 존재조차 인정되지 않는 시기였다. 

그러나 올 10월 현재 현대차는 10%p 가량 증가한 73.8%, 타타대우는 15%p 감소한 18.4%로, 현대차의 점유율이 부쩍 증가했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중형카고인 메가트럭은 04년생으로 중형트럭 중 가장 노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점유율이 오히려 는 데에는 외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2018년 초 타타대우 중형트럭에 제품결함이 제기되고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동안,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누렸기 때문이다. 

타타대우는 점유율 하락세를 만회하기 위해 무상보증기간을 늘리고, 서비스센터를 확충하는 등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제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 번 얼어붙은 마음을 풀기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수입브랜드는 브랜드별 중형트럭 모델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점유율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5년 전만 해도 수입 중형카고의 점유율은 1%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9년 10월 현재 점유율은 8%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 

2015년 중형트럭을 런칭한 볼보트럭은 현재 4.3%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2016년에 중형트럭을 런칭한 만트럭은 2.7%를 가져갔다. 그 외 이베코와 벤츠는 각각 0.7%, 0.2%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수입 중형카고의 가격은 약 1억원 수준으로 동급 국산 모델보다 3,000만원 가량 비싸지만, 각종 프로모션 등을 통해 국산과 가격 격차를 줄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편, 내년에는 스카니아와 이스즈 모두 중형카고 시장 진출에 뜻을 비치면서, 시장 쟁탈전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형카고, 수입트럭 30% 중 볼보가 16% 
8톤 이상 대형카고 시장은 2000년대 말까지 국산브랜드가 꽉 잡고 있었으나, 2011년부터 수입브랜드가 진출하기 시작하며, 조금씩 점유율이 갈라졌다.

2015년도 국산 대형카고의 점유율이 80.6%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9년 10월 현재 70.3%로 불과 5년 새에 10%p 가량 떨어졌다.

이같은 하락 원인은 수입트럭 업체들의 잇단 진출과 판매 공세에 국산브랜드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2015년 49%에서, 2016년 44.3%, 2017년 45.2% 2018년 41.3%까지 떨어졌으나, 2019년 10월 현재 48.5%로 다시 회복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차 점유율은 크게 감소했다. 다만, 지난 5년간 현대차는 2,200~2,800여 대의 고른 판매량을 유지했던 만큼, 판매량 감소가 아닌 수입브랜드 판매량 증대로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타타대우는 2015년 당시 가장 먼저 유로6 모델을 런칭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때 점유율은 31.5 %였다. 이 여세에 2018년에는 33.1%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현재 21.8%까지 내려앉았다. 상용차 업계에서는 국산브랜드로서 타타대우의 부진이 언제 끝날 것인가를 궁금해할 정도다. 

수입브랜드의 경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대 전성기를 누렸다. 2018년도에는 33%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중 대형카고 시장을 견인한 것은 볼보트럭이다. 2015년 유로6 런칭 당시에도 점유율은 8.7%에 불과했으나 매년 점유율을 늘려 현재 16.5%까지 확대됐다. 불황 속에서도 연간 대형카고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국내 시장서 제품력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그 외 스카니아와 만트럭, 벤츠 모두 점유율이 소폭 증가했는데, 스카니아의 경우 2015년 5.4%에서 현재 5.8%로, 만트럭은 2.6%에서 4.4%로, 벤츠도 2.8%에서 3.0%로 각각 증가했다.

트랙터, 국산은 점유율 부동·수입은 격변
트레일러를 끄는 트랙터는 1억원 중반부터 2억원에 육박하는 고부가가치 세그먼트로, 플래그쉽 모델이 인기가 좋다. 그렇기에 카고트럭과는 달리 과거부터 수입브랜드가 7대 3 비중으로 앞서나간 것이다. 2015년 당시나 지금이나 국산과 수입 간 점유율 차이는 크게 없다.

2015년과 비교해 현대차는 20~21%, 타타대우는 5~6%로 지금과 큰 변함이 없다. 다만, 수입브랜드의 순위가 바뀌었다.

지금은 볼보트럭이 트랙터 시장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015년 당시만 해도 만트럭이 트랙터 부문에서 점유율 23.6%로 가장 앞섰다.  하지만 현재는 점유율 9.8%, 순위로는 4위를 기록 중이다. 

만 트랙터의 점유율 하락 역시, 중형카고 시장에서 제품문제로 영향을 받았던 타타대우와 비슷한 경우로 이해되고 있다. 

만트럭은 문제가 된 덤프 등 대형트럭에 대해 리콜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엔진 계통 일부 부품에 대한 보증기간을 최대 7년/100만km로 연장하는 ‘케어+7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고객과의 신뢰회복에 나서고 있다.

볼보트럭은 2015년 당시 트랙터 부문 2위로 점유율은 22.7% 수준이었으나 현재 26.2%로 2017년 이후 1위를 줄곧 차지하고 있다. 스카니아는 2015년 13.4%서 현재 22.3%로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역대 트랙터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던 벤츠트럭의 경우 매년 13%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현재 8.5%로 크게 감소했다. 벤츠 트랙터 역시 차량 결함 문제로 매스컴을 타면서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15년 유로6 런칭과 함께 국내에 첫 법인을 세운 이베코의 경우 불과 1%에 못 미쳤던 점유율이 2017년 이후 6%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잘나가는 곳만 팔리는 25.5톤↑ 덤프
2016년 한해에만 25.5톤 이상 덤프가 5,500여 대 가까이 판매된 적도 있었으나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현재는 1,000대 넘기기도 어렵게 됐다. 이처럼 어려운 덤프트럭 시장이지만 그래도 잘나가는 브랜드는 항상 있는 모양이다. 

덤프트럭 시장은 과거부터 볼보, 현대, 스카니아, 만트럭이 1위 자리를 두고 4파전 구도였으나, 2017년 건설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부터 볼보트럭이 독주에 나섰다. 2019년 현재 볼보트럭의 덤프 점유율은 40.1%로 압도적인 1위다.

건설경기 악화 이후 현대차와 스카니아 그리고 만트럭은 중위권에서 14~18% 수준에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타타대우는 10% 내외의 점유율을, 벤츠와 이베코는 2%가량 차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2015년과 비교해 현대차와 볼보트럭이 활약이 두드러진다. 현대차는 중·대형 카고 시장에서 타타대우의 점유율을 일부 흡수했으며, 볼보트럭은 덤프와 트랙터 그리고 수입 카고 시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울러 스카니아 또한 지난해 초 6세대 라인업 발표 후 대형트럭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수입브랜드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베코 판매량은 타사 대비 적은 편이지만, 착실히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타타대우, 만트럭, 벤츠는 유로6 모델 출시 이후 서비스센터 및 제품 품질 문제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유로6 이후 순위가 재편되고 있는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이들 브랜드가 잃어버린 점유율을 어떻게 만회할지, 과거의 영광으로 남지 않으려면, 고객들의 마음을 돌릴 새로운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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