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제품에 대한 확신, 보증 확대로 이어져
국산-수입 갈린 ‘5년/무제한km 무상 보증’
수입社 “기간 연장보단 서비스 프로그램 집중”

화물차를 새롭게 구입하려는 예비 화물차주라면 운휴 없이 효율적인 운행을 위한 필수조건 중 하나로 자신이 선택한 제조사의 서비스 품질을 꼼꼼히 따질 것이다. 특히, 트럭 업체들이 보장하는 무상보증 조건은 제품 선택 기준의 척도가 된다. 이에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함과 동시에 구매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업체들의 보증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어느 누가 자신의 수익은 물론, 생명을 담보하여 고장이 잘 나는 차량을 운전하고 싶겠는가. 하지만 작은 금속 부품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품이 된 기계는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관리를 잘하더라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기름값 하락과 관련한 운임 하락 문제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류비와 보험료, 운휴에 수리비까지 지불하면 그야말로 남는 게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상용차 업체들은 이런 화물차주들의 부담을 다소 완화시키고, 차량을 선택할 때 자사의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신차에 대한 차별적인 보증 및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유로6 적용 직후 대대적으로 개편됐던 업체별 무상보증 조건이 최근 2년 사이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 됐다. 일부 제조사의 경우는 차량의 핵심인 동력계통과 차체에 적용하던 보증 연한은 물론 주행거리까지 대폭 끌어올리기도 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세우면서 보증서비스의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 등 국내 2사, 볼보트럭코리아, 다임러트럭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 만트럭버스코리아, CNH인더스트리얼코리아 등 수입 5사, 그리고 3.5톤 트럭으로 국내에 새롭게 진출한 이스즈(엘프)의 무상보증 조건에 대해 상세히 알아봤다.

국산 2社, 5년 보증으로 안방 시장 공략
현대자동차는 주력 대형 모델 엑시언트에 대해 동력계통 주요부품 5년/무제한km(선도래 기준, 이하 동일), 일반부품 3년/무제한km의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단연코 업계 최대 수준으로, 유로6 모델 공개 직후 제시했던 동력계통 3년/무제한km 대비 보증연한을 크게 늘렸다.

국내 대표 상용차 업체로서 최근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는 수입 업체들을 견제함과 동시에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유도하고 엔진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엑시언트 외에 중형 모델 메가트럭은 동력계통 주요부품 3년/무제한km, 일반부품 2년/4만km의 보증조건을, 준중형 모델 올뉴마이티는 동력계통 주요부품 3년/20만km, 일반부품 2년/4만km의 보증조건을 각각 제공하고 있다.

타타대우상용차 역시 이에 못지않다. 프리미엄 모델인 커서11과 커서13 엔진을 장착한 프리마 트럭에 대해 동력계통 주요부품 5년/무제한km, 일반부품 3년/무제한km를 제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유로6 모델 공개 직후의 보증조건이었던 3년/45만km 대비 업그레이드된 조건이다. 동력계통에 대해 보증조건을 상향시킨 것은 엔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세움과 동시에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신장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산 트럭 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에 일찍이 이목을 집중했다. 기술력의 산물인 차량 동력 계통에서의 5년 내 무제한 보증 서비스는 자사 제품의 기술력을 과시한다는 측면에서 꽤나 파격적일 뿐만 아니라, 수입 경쟁사에 더 이상 안방 시장을 뺏길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도 풀이되기 때문이다. 

수입 5+1社, 관망하는 듯 치열 경쟁
이에 국산 트럭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에 진출한 수입 트럭 업체들 역시 무상보증 조건을 다방면으로 개선했다. 
볼보트럭코리아부터 살펴보면, 대형 라인업의 경우 엔진을 포함한 동력전달계통 주요부품에 대해서 3년/30만km를, 일반부품에 대해서는 1년/무제한km를 보증한다. 예외로 동력전달계통 주요부품에 대해 볼보 FH 6×2 트랙터 제품은 3년/45만km를, FM(FMX) 덤프트럭 제품은 3년/30만km를 보증한다. 

또한 지난해 출시한 중형 카고 모델인 ‘볼보 FE’의 동력계통 주요부품은 최대 3년/30만km를 보증한다. 볼보 FE 출시와 함께 볼보 FL의 무상보증 조건도 2년/20만km에서 3년/30만km로 상향 조정됐다. 두 중형 모델의 일반부품 보증조건은 1년/무제한km으로 동일하다.

다임러트럭코리아의 경우는 보증조건이 조금 더 유연하다. 대형 카고와 트랙터 제품은 주요 동력계통에서 3년/45만km를 보증한다. 타 업체와 구별되는 점은 1년/무제한km 내에서 제공되는 일반부품 보증기간에 유상 패키지를 추가로 가입하면 3년/45만km까지 보증기간이 연장된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평가다.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구매한 순정부품에 대해서도 1년의 보증기간이 제공된다.

덤프트럭 제품의 경우는 동력계통에서 3년/25만km를 보증한다. 특히, 일반부품의 경우 타 차종과는 별개로 유상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되며 3년/25만km 내에서 무상 보증된다.

스카니아코리아도 주목할 만하다. 유로6 모델부터 파격적으로 3년/무제한km 동력계통 보증 프로그램을 적용한 데 이어, 2017년부터는 일반부품 및 엔진 주변부품 또한 1년/무제한km를 보증한다.

만트럭버스코리아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대형 라인업에 대해 동력계통 주요부품 3년/45만km, 일반부품 1년/무제한km를 보증한다. 단, 대형 카고 제품 TGM의 동력전달 주요부품은 2년/무제한km를 보증한다. 

이베코 수입판매사인 CNH인더스트리얼코리아 보증기간 역시, 모든 대형 라인업 동력계통에 3년/45만km를 보증한다. 일반 부품에 대해서는 1년/무제한km를 보증한다. 중형 카고인 유로카고에 대해선 동력계통 2년/20만km를 보증한다. 후발주자로서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보증기간 확대 트렌드에 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일본 상용차 브랜드 이스즈의 국내 공식 판매사인 큐로모터스 역시 자사의 3.5톤 준중형 카고 엘프에 대해 동력계통 주요부품 3년/20만km, 엔진 주변장치 2년/16만km, 일반부품 2년/4만km의 보증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여전히 서비스에 목마른 화물차주들
대부분의 무상 보증 서비스는 최대 5년, 수입산의 경우는 3년 안에 끝이 나고 만다. 하지만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차량 노후화 현상(상용차매거진 2019. 3월호 참조)에서도 엿볼 수 있듯, 차주들과 화물차의 인연은 적어도 5년보다는 훨씬 길어 보인다.

이러한 화물차주들의 어려움을 인지, 각 제조사는 자사 고객들을 위해 꾸준한 서비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명절이나 계절이 바뀔 때 휴게소와 같은 차주들과 가까운 장소에서 부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무상 점검 서비스는 기본이고, 차량을 안전하게 몰기 위한 교육도 진행한다.

일부 제조사는 보증 수리를 받기 위해 입고한 차량의 수리가 늦어질 경우 이에 대한 최대 150만 원까지 금전적 보상까지 지원해준다고 나섰다. 문제가 있는 부품에 대해서는 기존 보증기간 외에 추가적인 무상보증 특별 연장 혜택도 제공한다고 나서는 수입 제조사도 있다.

수입트럭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트럭 업체들이 적용한 5년이라는 보증 기간이 적당하다고 판단된다면 당장이라도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제품력이 뒷받침되어 있다.”며, “다만 고객이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마당에 무상보증 조건을 무작정 올리게 된다면 차량 가격 상승을 야기할 것이고, 이는 곧바로 고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것으로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대형 트럭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품질 경쟁은 이전보다 한 단계 진일보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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