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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운전대 놓지 못하는 ‘화물차 운전자’

기사승인 2019.03.29  09: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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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노동자 월 평균 노동시간보다 1.7배↑
비중 1.2%인 영업용 화물차 사고는 5.1%
내놓는 안전대책마다 부실…“실효성 있어야”

하루 12시간 이상 장시간 운전하는 화물차 운전자가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운행으로 인해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의무화, 4시간 운전 후 30분 휴식 의무화 등의 규정을 마련했지만, 실효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행 중인 화물차의 모습.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반화물차 운전자들의 하루(일) 평균 근로시간은 12.7시간, 월 평균 일수는 23.3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월 평균 약 300시간(12.7시간×23.3일)을 일하는 셈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전체노동자 월 평균 노동시간이 약 173시간인 점을 감안했을 때 1.7배를 넘기는 수준이다.

근로시간에 비례해 살인적인 교통사고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7년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총 27만 4,398건. 이 중 영업용 화물차로 인한 사고는 2만 171건으로 5.1%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중 영업용 화물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2% 안팎임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대형 교통사고 방지대책, 실효성 의문
정부는 영업용 화물차 운전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끔찍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대표적인 것이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의무화다. 정부가 600억원의 보조금을 들여 시행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운전자에게 경고만하는 데에 그치는 장비기 때문에 제어가 어려운 대형 화물차 사고를 막기 역부족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휴게시간 의무화 법안도 마찬가지로 실효성에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최대 4시간 연속운행 후 30분 이상 휴식’이 골자인데 화주와 주선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놓여있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휴게시간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거니와, 본지 취재결과 이와 관련한 단속이 이뤄진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영업용 화물차 등록대수가 약 45만대에 육박하는 가운데 전국 220개 고속도로 휴게소 중 화물차 전용휴게소는 21개뿐이다. 이와 관련해 휴게시간 의무화는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궁여지책으로 정부는 고속도로 일반 휴게소 내 화물차 운전자 쉼터인 ‘ex화물차라운지’ 20개소를 올 연말까지 설치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화물차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차가 달리 도로 위의 시한폭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게 아니다.”라며,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책을 마련할 게 아니라 화물차 운전자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사회문제로 바라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휴식 중인 화물차의 모습.

운전자 근로환경 개선에 일본은 3자 대책
이웃나라 일본은 어떨까. 운전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화물차 운전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다중적인 도급 구조를 띠고 있는 화물운송시장에서 화물차 운전자의 자구책만으로는 노동시간의 단축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화주와 운송사업자, 행정기관 등 3자가 일체가 되어 지난 2015년 ‘화물운송의 거래환경·노동시간개선 중앙협의회’를 설립했다.

이후 모든 지자체에서 노동시간 개선을 위한 지방협의회를 개최하고 2016년과 2017년 2년에 걸쳐 화주와 운송사업자가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는 ‘파일럿 사업(소규모 사업)’을 실시했다.

예약접수시스템을 구축해 상하차 시 대기시간을 대폭 줄인 것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먼저 도착한 화물차부터 순서대로 상하차 작업이 이뤄지는 경우 빠른 순서를 얻기 위해 대다수의 화물차가 집하처나 배송처에 필요 이상으로 일찍 도착한다.

하지만 화물의 수하에 대해서는 처리 능력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일정한 속도로 작업을 수행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화물차가 장시간 대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화주 측에서 실시간으로 짐을 실을 수 있는 시각을 화물차 운전자에게 제시하고 이에 맞춰 화물차 운전자들은 도착시간을 예약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 방법으로 대기 시간 없이 하역작업을 완료할 수 있어 노동시간을 대폭 줄였다.

사실 아주 단순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운송업계뿐만 아니라 화주까지 포함해 화물차 운전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화주에게는 작은 부분이지만 화물차 운전자 입장에서는 노동시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화물운송시장 구성원 모두가 함께 협력해 근본적인 근로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면 개선효과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이기도 하다.


김영대 기자 kim.yd@cvinfo.com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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