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대우·볼보트럭, LNG 트럭 분위기 선점
대기오염·고유가 해결책으로 LNG 연료 부상
LNG 충전소 7개뿐…충전 인프라 확충 시급

기술테스트에 들어간 타타대우 LNG 트럭(좌)과 현재 유럽에서 상용화에 들어간 ‘볼보 FH LNG’ 트럭 국내 공개 모습.

대기오염과 고유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으로 ‘친환경 화물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상용차업계 관계자들은 대형트럭 부문에서 디젤과 전기의 간극을 메워줄 친환경 연료로 LNG(액화천연가스)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상용화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 성패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기업의 참여가 뒷받침된 충전 인프라 구축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최근 들어 LNG 트럭에 대한 상용차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타타대우상용차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가 LNG 트럭 시범차량 인도식을 개최한 데 이어 11월에는 볼보트럭이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볼보 FH LNG’ 트럭을 공개했다.

아울러, 이베코 트럭을 수입·판매하는 CNH인더스트리얼코리아도 LNG 트럭 국내 도입을 위해 인증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상용차업계에선 LNG 트럭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친환경 화물차 설명회에 등장한 '볼보 FH LNG' 트럭

환경과 경제성에서 탁월한 LNG
LNG 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대기오염과 고유가 문제를 동시에 타개할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8톤 이상 대형 디젤 트럭은 약 12만대로, 이 차량들이 내뿜는 미세먼지는 교통부문의 약 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인 6만대를 2030년까지 LNG 트럭으로 전환할 경우 미세먼지 1,474톤을 저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서울시 미세먼지 발생량의 55%에 달하는 양이다.

친환경 화물차 설명회에 등장한 타타대우 'LNG 트랙터'

경제성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LNG 연료의 가격이 유가보조금을 받는 화물차 디젤연료 대비 약 20%, 유가보조금을 배제한다면 약 40%까지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형트럭에서 LNG 연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상대적으로 적은 주행거리와 가벼운 적재중량을 가진 중소형 트럭의 경우 전기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지만 대형트럭에 전기에너지를 적용하기엔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상용화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

LNG 트럭은 일부 유럽국가에서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볼보트럭, 이베코, 스카니아 등 대부분의 상용차 제조업체들이 LNG 트럭 모델을 시판하고 있다. 여기에 충전 인프라 또한 유럽을 횡단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럽 친환경 바이오 가스 차량협회(NGVA Europe)’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럽지역 국가별 LNG 충전소는 스페인 35개소, 이탈리아 29개소, 프랑스 25개소, 네덜란드 24개소 등으로 매년 빠르게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반면, 국내 LNG 충전소는 현재 7개 소뿐이다. 직영 운송업체가 주를 이루는 유럽지역과 달리 지입제라는 독특한 구조가 성행하는 국내 화물운송시장의 특성상 LNG 트럭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선 대략 40여 개의 충전소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지만 현재까진 상당히 부족한 수치다.

충전 인프라 핵심은 초기비용 절감
LNG 트럭 도입에 충전 인프라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상용차업계는 물론 관계부처, 관련 단체 등도 모두 중시하고 있다. 이에 인프라 구축에 대한 대응책도 하나둘 마련되고 있는 시점이다. 핵심은 초기 비용을 저렴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08년 고가의 LNG 충전설비 구축비용으로 인해 한 차례 실패를 겪었던 과거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초기 비용이 적은 소형 LNG 충전설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LNG 충전소 설치비 장기 저리 융자도 정부에 건의하고 민간과 함께 항만, 화물터미널, 고속도로 휴게소 등 화물차 유동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초기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LNG충전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소형 LNG 충전설비(왼쪽)와 이동식 LNG 충전소

이밖에 업계에서는 이동식 LNG 충전소의 도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보급 초기에도 활용됐던 이동식 충전소는 LNG 트럭 보급 대수가 적은 초기에 인프라 구축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차량 운행을 지원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바 있다.

차량 보급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방안으로써 추후 고정식 LNG 충전소 보급이 서서히 확대되면 이동식 충전소는 자연스레 폐쇄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현재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올해 5월 완료를 목표로 항만 내 이동식 LNG 충전 관련 안전기준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다.

천연가스차량업계 한 관계자는 “LNG 충전 인프라 구축은 LNG 트럭 보급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핵심 사안”이라며,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대기오염과 고유가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업계, 협회가 모두 힘을 모아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LNG 충전 인프라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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